
현대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고통, 이민, 성별 정체성, 정의, 교회론, 다음 세대와 리더십, 무슬림 선교와 메시아닉 유대주의까지 이 모든 주제들은 신앙의 최전선에서 날마다 실천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덴버신학교 교수진을 포함한 15인의 학자들이 참여한 <복음의 본질>은, 신학적 깊이를 바탕으로 한 실천적 통찰로 복음을 다시 조명하며, 그것이 오늘의 삶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묻는다.
이 책은 단지 복음의 교리적 정리를 넘어서, 오늘날의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실제적 문제들을 통과하여 복음이 여전히 능력 있는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로서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신학적 질문과 실존의 접점에서 복음을 새롭게 조명하다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 속에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시는가? <복음의 본질>은 이 뼈아픈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처럼 고통에 압도되시지는 않지만, 그분의 사랑은 인간의 감정과는 차원이 다른 완전한 긍휼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고통은 인간 사랑의 증명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고통을 넘어서 있는 완전한 사랑이며, 고통을 뚫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능력이다.
또한 이 책은 예수의 부활을 기적의 시각으로 읽어야만 진정한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대 문서들이 일관되게 부활을 기적 사건으로 증언하고 있음에도, 현대인의 이성 중심적 사고는 이 초자연적 사건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부활에 대한 가능성의 문을 여는 순간, 독자는 성경이 말하는 복음의 핵심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구약의 ‘진멸 명령’과 창조 서사의 신학적 재해석
신학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진멸 명령’에 대해서도 이 책은 피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시고 가나안 땅을 주시기 위해 취하신 조치들을 단순한 폭력의 명령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거룩한 공동체로 세우기 위한 ‘구별의 조치’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한 창세기의 반복적 창조 서사와 족보의 중첩에 대해서는, 이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인간 역사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풍성히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개인 구원과 성화, 그리고 공동체적 정의로 확장되는 복음
복음은 단지 개인의 구원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은 성화의 과정이 인간의 노력이나 성취가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선물’임을 상기시키면서도, 그 과정 안에 신자의 경계와 절제, 깨어있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눈여겨볼 지점은 ‘정의’에 대한 해석이다.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결코 개인주의적이지 않으며, 공동체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모든 시대의 불의한 사회 구조는 공동체의 책임이 얽혀 있으며, 진정한 정의의 실천은 개인의 내면적 의로움이 아닌 공동체적 회복을 전제한다.
이방 선교와 무슬림을 향한 복음, 그리고 교회에 대한 바른 이해
<복음의 본질>은 이방인을 위한 복음, 특히 무슬림 세계를 향한 구속사적 접근을 강조한다. 무슬림의 선지자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아담에서 세례 요한까지의 선지자들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성경적 증거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무슬림 대상 선교에 있어 성경의 계시와 메시아적 이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또한 교회를 ‘이스라엘의 그림자’나 부차적 존재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경계한다. 신약의 교회는 단순한 대체가 아닌,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의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며, 오늘의 교회 역시 그 동일한 복음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함을 분명히 한다.
목회자의 쉼과 회복도 복음의 본질 속에 포함된다
복음을 살아내는 일은 성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목회자 또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이며, 안식과 자기 돌봄, 가족과의 사랑 속에서도 복음을 살아가야 한다. <복음의 본질>은 목회자가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기 희생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쉼 속에서 오히려 더 충만한 사역이 가능하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복음은 오늘도 우리 삶을 새롭게 빚어낸다
<복음의 본질>은 교리의 나열이 아닌, 삶의 언어로 다시 말해지는 복음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단지 신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도 변함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시는 복음의 능력을 직접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도 “복음이 나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가장 본질적이고 실제적인 답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