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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에서 강단까지, 복음이 만든 기적의 여정

제임스 라고스 알렉산더(James Lagos Alexander) 주교가 간증하고 있다. ⓒCDI
제임스 라고스 알렉산더(James Lagos Alexander) 주교가 간증하고 있다. ⓒCDI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랜드 교회(African Inland Church)의 감독인 제임스 라고스 알렉산더(James Lagos Alexander) 주교는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복음화대회(European Congress on Evangelism)에서 복음의 변화 능력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는 1983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진 수단 내전 기간 동안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범죄였던 시절"의 박해와 투옥,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믿음의 여정을 감동적으로 들려줬다.

◈고난 속 믿음을 지킨 용기

당시 수단 북부 정부는 주로 기독교인이 거주하던 남부를 상대로 성전을 선포하고, 교회들을 파괴하며 기독교인들을 체포하고 살해했다. 알렉산더 주교는 "우리 눈앞에서 교회들이 불도저로 밀려 사라졌다. 목회자들은 감옥에 갇히고 구타를 당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 없이 거리로 나가 동료들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

이 같은 활동은 곧 투옥과 고문으로 이어졌다. 그는 아프리카 감옥의 참혹한 환경을 "한 시간도 머무르고 싶지 않은 곳"이라 표현하며, 끔찍한 폭력과 고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신앙을 저버리지 않았고, 함께 갇힌 동료 설교자들과도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말씀은 야고보서 1장 2~3절이었다.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는 말씀은, 고통 속에서도 인내하며 복음을 위해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영적 버팀목이었다.

◈30년 만의 재회, 살아 있는 복음의 증언

알렉산더 주교는 1990년대 함께 투옥됐던 친구 예레미야 목사와 30년 만에 다시 만난 감격의 순간도 회고했다. "우린 함께 고문당했고, 함께 복음을 전했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였다." 그는 예레미야 목사를 보며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구나"라고 했고, 예레미야 목사는 "살아 있다"며 응답했다고 한다. 이 재회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상징하는 깊은 감동의 순간이었다.

◈순교자의 유산과 복음의 열매

알렉산더 주교는 자신보다 먼저 아프리카에서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선교사들의 헌신도 언급했다. "그들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남수단 정글 깊숙한 곳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고,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나는 그들의 열매 중 하나다." 그는 대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당신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선교사로 아프리카에서 순교했다면, 나는 그 사역의 열매다"라고 감격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남긴 결연한 다짐을 언급했다. "우리가 죽더라도, 아프리카는 복음을 받아야 한다."

◈외로움의 끝에서 만난 하나님의 역사

박해는 더욱 거세졌고, 모든 목회자들이 감금되고 선교사들이 쫓겨났으며 교회들은 하나씩 파괴됐다. 알렉산더 주교는 그 시기를 "우리는 외로웠고, 죽어가는 이들이 많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우리는 울며 기도했지만, 때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절망에 빠진 그는 복음을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친구 게리 룬드스트롬(Gary Lundstrom)의 한 통의 전화가 그의 마음을 붙들었다.

◈전환점이 된 프랭클린 그래함의 방문

곧이어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가 당시 기독교 박해 정권이었던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대통령의 초청으로 수단을 방문했다. 그래함은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교회의 초청을 받아 이곳에 왔다"고 명확히 밝히며, 박해받는 기독교인들과의 연대를 분명히 했다. 이 용기 있는 방문은 큰 전환점이 됐다.

알렉산더 주교와 동료 목회자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정부에 교회 파괴 중단과 목회자 석방 등을 요구하는 명단을 제출했다. 놀랍게도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고, 결과적으로 수단 전역에 500개 이상의 교회가 새롭게 세워졌다.

◈복음의 능력, 한 사람을 넘어 공동체로

간증을 마무리하며 알렉산더 주교는 복음에 대한 헌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교회에서 있었던 한 노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알코올 중독과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던 이 노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삶이 완전히 변화됐다. 그가 보여준 기쁨과 인내는 옆집에 살던 부유한 이웃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그 이웃도 교회를 찾게 됐다. 복음은 개인을 넘어 공동체 전체를 변화시킨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알렉산더 주교는 끝으로 참석자들에게 어떤 도전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복음의 사명을 붙들고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